Collaboration with Laguillo Arquitectos + Jongjin Lee(KNU)
Staff 강현묵,신명섭,이재빈 Photo studio on.a + 이명섭
상량식(上樑式)은 건축 공사에서 건물의 골조가 완성되어 가장 높은 대들보를 올리는 시점에 치르는 의식이다. 전통적으로는 집이나 건물이 무사히 지어지기를 기원하고, 공사 과정의 안전과 완공 이후의 평안을 비는 의미를 담아 왔다.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는 상량문을 써서 대들보에 넣거나 제를 올리고, 관계자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는 등 의례적이고 상징적인 행위가 중요하게 여겨졌다. 이는 단순한 공정의 한 단계가 아니라, 건물이 하나의 ‘장소’로 태어나는 순간을 공동체가 함께 인식하는 행위였다. 동시에 어렵고 고단한 작업을 이어 온 작업자들을 존중하고 치하하며, 남은 공정 또한 무사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뜻이 담긴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공공 프로젝트의 특수한 여건과 빠듯한 예산으로 인해 정식 상량식을 진행하지는 못했다. 대신 골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참여자 각자의 마음속에 남을 상량식의 의미를 담아 골조 사진을 촬영했다.
가장 먼저 조성룡 선생님을 초대했고, 설계를 함께 고민해 온 동료 지인들과 현장에서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구조만으로 서 있는 이 순간의 건물은, 장식도 마감도 없는 상태이기에 오히려 가장 솔직하고 본질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건축의 뼈대인 골조는 언제나 가장 아름답다.
곧 사라질, 더 이상 볼 수 없는 장면들. 가장 순수한 시간이다.
도면 속에서 수없이 겹쳐지던 선들이 실제 구조로 서기까지의 시간 동안 배웠던 것들, 고민했던 선택들, 그리고 각자의 노력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 짧은 기록이, 그 시간들을 조용히 기억하는 하나의 표식으로 남기를 바란다.
약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쉽지 않고 까다로운 과정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큰 사고 없이 공사를 진행해 주신 시공사와 감리단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기록이, 이 건물이 완성되기까지 노력과 책임의 시간으로 조용히 이어 가기를 바란다.